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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경일 파주시장 "성매매 집결지 폐쇄로의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습니다."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통과

파주읍 연풍리 일원에 소재하고 있는 성매매 집결지는 약 30,000㎡ 규모에 이른다. 인권의 대척점에 서서 성매매 피해자의 고통을 무시해 온 오랜 세월동안 성매매 집결지는 계속하여 덩치를 키워 나갔다. 

피해는 오로지 주민의 몫이었다. 입소문과 매체를 통해 도식화된 용주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감당해야 하는 것도, 자라나는 아이들의 일상에 청소년통행금지구역이 있는 것도,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는 공간으로 인해 불안에 떠는 것도 모두 성매매 집결지 인근 주민이 겪고 있는 삶이다.

무엇보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시민이 바라는 '시민의 뜻'이다. 파주시가 2020년 상반기와 2021년 하반기에 실시한 시민 대상 설문 조사에서, 성매매 집결지로 인해 시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크고 파주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폐쇄를 강력히 요구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성매매 상담 피해 건수는 2015년 1,328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1년 2,244건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시민이 느끼는 불안함이 정확했던 것이다. 

더 이상의 방치는 있어서는 안 된다 판단했고, 변화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2023년 1호 결재는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이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파주시 성매매를 완전히 폐쇄할 것을 발표하며,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자세로 확실한 변화를 위해 멈춤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지난 1월 26일, 성매매 집결지가 있는 현장에서 성매매집결지 완전한 폐쇄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파주경찰서, 파주소방서가 새로운 변화를 위한 뜻을 모아 함께해 준 자리였다. 여성인권단체와 시민의 열렬한 지지 속에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현재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음에도 무려 70년을 존치해온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온갖 종류의 격렬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하여 나아갈 수 있는 힘은 언제나 늘 시민이다. 

파주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파주시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반드시 이뤄내 달라는 많은 시민의 응원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며 굳은 결심을 다시금 되새긴다.

지난 4월 21일, 파주시의회에서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가 통과되었다. 성매매피해자의 탈성매매를 위한 자립 지원으로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최근 1년 이내에 연풍리 299-12 일원의 성매매 업소에서 성매매를 한 적이 있는 피해자가 본인의 신청에 따라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면 생계비,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를 2년간 받으며 탈성매매로의 자립을 준비할 수 있다. 

18세 미만의 자녀에 대해서도 생계비를 지원하며, 2년 동안 자립 준비를 마치면 자립지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조례에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법률 및 의료 지원, 치료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참여 등은 현재 시행 중이다.
  
파주시는 탈성매매를 이뤄낸 여성들과 성매매 피해자 지원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만남과 논의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위한 성매매 피해자 지원 정책을 준비해왔다. 

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파주시의 자립 지원 기간은 2년으로,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한 타 지자체가 시행했던 1년의 두 배이다. 이는 오랜 세월 젠더폭력에 노출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1년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명백한 인권 유린일 뿐만 아니라, 폭력과 착취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될 우려가 크다. 성매매로 인한 고통과 피해가 미래로까지 전이되지 않으려면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위한 충분한 기간과 지원이 필요하다.

파주시는 성매매 피해자의 새로운 삶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파주시는 성매매 피해자의 용기에 든든한 힘이 될 것을 약속하며, 시대적 소명인 성매매 집결지의 완전한 폐쇄까지 멈춤 없이 나아갈 것이다. 
  • 글쓴날 : [2023-04-25 12: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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