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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과 언론의 공범

흔히 ‘원래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별 기대도 없고 그 사람이 새로운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가버리는 것이 우리네 인심입니다.
그런데 ‘뭔가 다르려니’하고 기대를 품었던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때는 기대했던 크기만큼의 배신감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국민의 힘 윤희숙 의원이 딱 그 짝입니다.
지금 현재 윤희숙 의원은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만, 이 지점에서 비난을 하고 있는 언론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가를 돌아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윤희숙 의원을 ‘스타 국회의원’으로 만든 것도 언론이고, 지금 현재 ‘파렴치한’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것도 역시 언론입니다. 언론의 잣대가 그때그때 마다 달라진다면 ‘잣대’로서의 가치는 이미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사실에 눈감는 언론도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포기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이런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는 누구를 비난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세상의 ‘잣대’를 보다 정확히 세워나가자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윤희숙 의원은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을 했던 그 순간에 이미 ‘정리’가 되었어야 할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윤희숙 의원이 그 연설을 하던 시점에 그는 분명 ‘임차인’이었습니다. 
‘임차인’이었던 윤희숙 의원의 지난해 5월 말 기준 재산 신고액은 12억 7871만 원입니다. 윤희숙 의원 명의의 등록재산 중 부동산과 신고 액을 살펴보면 서울특별시 성북구 돈암동의 아파트 3억3000만 원, 세종시의 아파트 2억1700만 원,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 전세권 7억 원 등  총 12억4700만 원 이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윤희숙 의원은 결혼을 하였지만 현재는 혼자이고 자식도 없습니다. 그런데 당시로서 집이 2채이고 7억 원의 전세를 살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행복한 임차인’이었던 것입니다. 돈이 있으니 살고 있는 집에서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다른 곳에 전세를 얻으면 되고, 그도 저도 안 되면 성북구의 자기 집으로 가면 됩니다. 
서울 공기가 혼탁하면 세종시의 집으로 가서 살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임차인’이 얼마나 있으며, 이런 사람이 ‘임차인’입네하고 ‘임차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을 언론이 모르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의 재산신고 내역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것을 언론은 눈감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세금 올려달라고 하면 대출 알아봐야 하고, 그도 안 되면 전세 값 싼 곳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밖고 있는데도 ‘사실에 눈 감고 있었던’ 언론은 윤희숙을 찬양하기 바빴습니다.
우리 언론은 정부 여당을 공격할 빌미만 된다면 ‘가짜 임차인’이던 ‘임차임 코스프레’를 하던 하등 중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언론은 ‘공범’이고, 그런 까닭이 있었기에 이번과 같은 사건도 있는 것입니다. 
영악한 윤희숙 의원은 지난 번의 ‘임차인 코스프레’가 기가 막히게 먹히는 것을 아는 사람 아닙니까? 그 결과로 초선의 비례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이 되고 대권까지 꿈꾸고 있었고, 이번에도 ‘의원직 사퇴 쇼’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충분히 예측을 했지 않았을까요? 아니나다를까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두고 ‘신의 한 수’라는 등의 격한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국민들도 잠시 동안이나마 윤희숙 의원을 ‘뭔가 다른 국회의원’으로 인식했습니다. 현재 분위기가 바뀌기는 했지만 이 국면은 의도하지 않은 일종의 ‘삑사리’라고 봐야 합니다. 윤희숙 의원이 ‘사기성 임차인’이라는 것이 바뀌지 않았듯이 언론의 본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전체 언론을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만 언론에게 ‘사실’은 먹잇감일 뿐이고, 때로는 먹잇감을 위해서 ‘사실’을 창조하기도 합니다. 흔히 ‘사실’을 ‘진실’로 오해를 하지만 언론에게 ‘진실’은 항상 저 너머에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에 사는 80 노인이, 조그마한 텃밭도 아니고 3,000평이 넘는 땅을,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무려 8억 원이 넘는데, 딸의 집이 있는 동네에서 매매를 하는데, 의절하고 사는 것도 아닌데, 딸은 몰랐다? 이런 황당한 말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 같으면 귀싸대기를 올려붙이겠습니다.
  • 글쓴날 : [2021-08-30 2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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