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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다

흙과 땅 1
흙과 땅 1
-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다


 3월11일은 흙의 날이다. 지구표면에 있는 흙은 생물의 터전이다. 생태계의 필수물질이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고 흙의 보존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제정 된 날이다. 
 흙이란 명칭에서 땅이란 명칭으로 탈취되면서 소유가 되고 경계가 되고 점령당한 영토가 되었다. 그리고 가난이 되고 부가 되었다. 그리고 타락한 인간의 점유물로 변천하였다.

 순자는 진나라의 산천 계곡은 매우 아름답고 천연 산물이 많고, 백성은 순박하고 음악은 음란하지 않으며 의복은 화려하지 않았다. 관공서는 충성 그리고 엄숙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고, 대신들은 사사로움이 없어 죄를 짓지 않고, 아침에 집을 나서면 궁궐로 곧장 가며 저녁에는 궁궐에서 집으로 즉시 돌아갔다. 또한 당파를 만들지 않으며 업무를 처리함에 항상 공명정대함을 유지하였다. 조정은 모든 일을 그때그때 즉시 처리할 뿐 아니라 합리적으로 융통성이  있었다. 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클 수 있었고, 강과 바다는 물줄기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깊을 수 있다 하였다.

     흙과 땅/ 시시남

     흙이 추하게 오염된 땅/ 장안이 진흙탕이다
     흙이었을 때가 행복했었고/ 땅으로 불리면서 불행해졌다
     총칼로 점령하여 경계를/ 만든 땅에서
     어떻게 하면 흙에서 흙으로/ 새롭게 태어 날수 있을까
     흙에서 솟아난 새싹에서/ 꽃망울 터트리는
     봄날 아침이 눈부시며/ 맑은 새 소리에
     귀가 청명해짐을

 나라 잃은 민족에게 땅의 상실을 초래하였다. 꿈과 현실의 대조를 통해서 유랑민의 힘든 현실을 극적으로 제시하면서 김소월은 <바라건대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다면> 소월 특유의 정한과 비애로 상실을 노래하였다.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길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다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 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을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이 아득임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느른 길이 이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산경山耕을 김 매이는. 

 이처럼 김소월은 나라를 잃고, 땅도 잃어버린 암담한 현실을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씨 뿌리고 가꿀 땅을 잃고 끝이 없는 방황의 길을 떠나는 유랑민의 현실은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삶의 모습을 방영하였다.  

 흙의 속성은 생명의 태반이라며, 문정희 시인은 흙의 모성성에 대하여 <흙>이란 작품으로 그를 형상화하였다.
  
     흙이 가진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도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은 것을 본 일이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철되어 한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면
     눈물 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 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asistch@hanmail.net
  • 글쓴날 : [2021-06-30 19: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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