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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 시민과 함께하는 파주 인문학 강좌 개최
시민과 함께하는 파주 인문학 강좌 개최

-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파주문화원에서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한 달에 한 번 총 4회에 걸친 인문학 강좌는 끝나자마자 벌써 다음 인문학을 기다리게 된다는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마무리되었다.

파주문화원 우관제 원장은 문화원에서 인문학 강좌는 처음 시도하는 것인데, 파주에 산재한 문화유산에 접근하는 방법과 인식 그리고 기술 방법 등을 연구한 것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파주향토문화연구소 차문성 소장은 그동안 문화원에서 주로 기존 향토사 해설에 의존한 답사프로그램과 취미 강좌반을 진행해 오고 있었고, 향토문화연구소에서는 숨겨져 있는 지역 역사를 찾아 연구하고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어 심도 있는 연구에 매진하여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실타래처럼 얽힌 치밀한 과정을 알면 감동이 더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결과물을 시민과 함께 공유하며 쉽게 풀어내려는 것입니다.”라고 인문학 강좌를 기획하게 된 목적을 설명했다.

향토문화연구소 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결정한 이번 인문학 강좌 주제는 파주 지역학 연구의 방향과 방법론, 금석문으로 보는 파주의 인문학, 파주에서 고려의 숨결을 찾다, 파주의 도학자와 그 계보 순으로 진행됐다.


1강 파주 지역학 연구의 방향과 방법론 차문성 소장

지역학은 시민들과 협력하여 마을의 기록학을 완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지방문화원의 역할과 사명은 과연 무엇인지, 시민들과 함께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전국에 지방문화원이 231개나 되지만 정작 지역학을 연구하는 곳은 50%에 불과합니다. 지방문화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시민들과 함께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것을 첫 강의에 포함시켰습니다. 사실 지방문화원은 보조금 의존도가 높고 자체 재원이 부족함은 물론 지역 간 편차가 매우 크죠. 또한 문화재단의 설립으로 파이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즉 지역문화 매개 기관 간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죠. 따라서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지방문화원과 대중문화 향유를 위한 문화재단의 역할 분담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화원은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향토 자료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사료전시관이나 별도 아카이빙 시스템을 구축해야 인지도가 현저히 향상되는 것입니다.


 

2강 금석문으로 보는 파주의 인문학 차문성 소장

광개토대왕비나 북한산순수비를 강의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 강연의 목적은 파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무덤의 비석과 석물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역학이며 지역문화를 지키는 일이니까요.

예를 들면 태종무열왕릉 비석의 내용과 형태를 통해 신라와 당나라와의 국가 관계를 알 수 있고, 파주에 소재한 장릉과 삼릉 등 조선왕릉의 명칭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비석에 흔히 새겨진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과 숭정기원(崇禎紀元)의 의미를 통해 당시 조선인의 세계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영화 광해에서 한 신하가 그럽니다.

이 나라가 있는 것이 누구의 덕입니까. 명이 있어야 조선이 있는 법. 후금과 싸우다 짓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사대의 예를 다하는 것이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궁극적으로 사대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당시 동아시아의 제도며 의리의 본질이란 사실을, 파주에 소재한 왕릉을 예로 들어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현실의 문화유산은 TV 예능과 달리, 대중을 설득할만한 매우 치밀한 연구가 바탕이 되어야 하거든요.

 

3강 파주에서 고려의 숨결을 찾다 - 김진곤 박사

이 강의의 목적은 고려 시대 파주의 모습과 파주의 고려 시대 유적들이 각각 어떠한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이 시기 파주의 행정구역이 어떻게 변천되었는지 고려사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등의 자료들을 정리하여 검토했습니다. 둘째, 고려 시대 파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나 그 시기에 벌어진 사건 예를 들어 목종 시해 사건, 안목의 파주농장, 서곡리 벽화묘 묘주 분쟁, 현종과 용상사, 공민왕 대 백악 신궁 등을 파주 향토사 연구의 중요한 테마(주제)라는 시각에서 접근했습니다. 셋째, 고려 시대 파주에 존재했던 통파역(동파역), 마산역 등의 과 분수원, 혜음원 등의 및 미타사, 용암사 등의 절(), 장단도, 임진도 등 나루터()를 살펴보았습니다. 넷째, 대표적인 파주의 고려 시대 유적들을 발굴 보고서 및 그동안 진행된 연구 성과를 참조하여 검토하였습니다. 이 강의에서 살펴본 유적은 용미리 이불입상, 범륜사(운계사지) 3층 석탑, 읍내리 석조여래입상, 유항 한수 묘, 혜음원지 등입니다.

 

4파주의 도학자와 그 계보 차문성 소장

퇴계 선생과 율곡, 우계 선생을 통해 조선 성리학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계보는 남계 선생으로 이어집니다. 파주에는 동국18현 중 세 명이 파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동국18현은 지금의 명예의 전당과 유사하지만, 그 격이 다릅니다. 시대를 초월한 인물들인 거죠. 그래서 신라와 고려, 조선의 인물을 망라합니다.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죠. 이들을 문화유산과 연계해 그 결과물을 아주 쉽게 정리했습니다.


파주의 도학이 옛날부터 뛰어나 그야말로 문향의 고을임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율곡 선생을 불세출의 위인으로 묘사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의 좌절과 시대적 한계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화석정, 자운서원, 파산서원을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기는 하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모릅니다. 파주가 외형적인 덩치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가 온전한 스토리텔링을 남기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희는 향토사가가 아니라 역사문화콘텐츠를 발굴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60대에 꼭 해둬야 할 일 10가지가 있다죠. 그중 하나가 “20대에 하고 싶었던 것을 실천에 옮겨라.”입니다. 만약 20대에 여행과 답사를 하고 싶었다면 지금 바로 실천에 옮기십시요. 파주문화원은 소중한 기억을 찾아 줄 것입니다.


 

이번 강좌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지도와 사진 자료를 제시하고, 최신의 연구 성과와 발굴 보고서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풀어 반응이 더 좋았다. 차문성 소장은 이번 인문학강연의 기획 의도는 바로 앎과 실천입니다. 내년에 더 다양하고 풍부한 강연으로 여러분을 다시 찾아뵐 것입니다.”라고 마무리 인사말을 전했다.  


인문학 강좌가 끝난 후, 참석한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한 시민은 이런 문화자산 발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고 하면서, “지역에서 이런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파주향토문화연구소가 있어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음악과 함께 인문학 강좌 마무리되어 인상깊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한 시민도 있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파주시 유적의 오류 부분을 조사하여 발표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빨리 건의해서 수정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영화 자산어보꼭 봐야겠습니다. 음악도 감동이었습니다.”라고 했다. 한 시민은 율곡 선생과 이황 선생이 밀접한 관계라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고, 영남 지역의 끈끈함이 그 지역문화 발전에 반영됐는데, 파주는 그에 못 미친 것 같아 많이 아쉽습니다.”라고 했다.

파주문화원 정헌식 부원장은 내용이 깊이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1년에 한 번씩 향토사 연구 논문집을 펴내는 것이 쉬운 일 아닌데, 꾸준히 지역 역사를 발굴하고 이러한 인문학 강좌까지 문화원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파주는 집성촌이 많습니다. 그곳에 가면 자료들이 아직도 많으니 선점 조사하여 우선 파주문화원 보물로 넘버링 해놓고 차근차근 조사하여 밝혀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일들을 앞장서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차문성 소장님의 탁월한 실행력에 감사드립니다.”라고 하였다.  


인문학은 사람과 살아가는 본질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와 사상과 문화를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파주 역사를 연구하고 해석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문화유산을 이해하고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의 삶과 그 사회를 이해하게 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시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통해 소통하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 김선희 汀彬 kimsunny0202@hanmail.net

  • 글쓴날 : [2023-08-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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