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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말고 무슨 길이 있나요?

우리가 먼저 인내를 가지고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들이 불행한 나라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프레시안 경기북부 취재 본부장 김순현
대화 말고 무슨 길이 있나요?

 

지금 대성동을 비롯한 탄현면 등 북한과 바로 마주한 곳에서는,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해서 주민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전하는 바로는 늑대 울음소리, 귀신 곡소리, 사이렌 소리 등 온갖 종류의 소음들로 인해서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라고 합니다.

오죽하면 강화의 한 주민이 국정감사장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도와달라며 호소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이런 일을 벌이는 북한 정권의 깊숙한 사정이야 알 수가 없으니 그들이 주장하는 바대로 이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김정은 정권을 비방하는 내용의 남한에서 보내는 전단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식의 보복조치라고 합니다.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보내는 데 이어서 이런 치졸한 대남방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북전단 살포는 오래 전 부터 이어져 왔고 이에 대한 북한의 알레르기 반응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런 따위의 전례없는 보복을 하는 것은 어떤 저의를 내포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고 치밀한 대응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실 대북전단 살포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만약 북한이 호언 하는 대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지점을 포격이라도 한다면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백번을 양보해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사람들의 진정성과 절박함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전쟁으로 인해 민족이 멸망해버릴지도 모를 위험까지 감수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전쟁의 위험을 가볍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전쟁을 통한 통일까지도 이야기합니다.

매우 무책임하고 무지한 이야기입니다.

남과 북이 보유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무기 수준을 보면 전쟁은 곧 상호공멸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어렵게, 어렵게 이룩한 선진국 대한민국은 지도상에서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과 치졸한 대남방송도 중단되어야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 또한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즉자적인 대응들만 오가는 상황이라면 긴장은 지속될 것이고 평화는 점점 멀어져만 갈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처럼 접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익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남과 북의 대화 이외에 어떤 방법도 알지 못합니다. 물론 대화의 상대방인 북한이 대화에 진심으로 응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먼저 우리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북한은 남과 북의 연결 통로인 도로를 폭파하는 등 문을 닫아걸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밝히고 있는 대로 남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남과 북이 서로의 체제를 위협하지 않고 남남처럼 살수만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이고 분단으로 인한 각종 비용들을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당위는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대륙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면 우리는 실상 섬나라나 다름없습니다.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지금의 분단 현상은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 불리하기만 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하자는 것이고 그렇기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인내를 가지고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들이 불행한 나라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남과 북이 누가 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한다면 평가는 자연스럽게 귀결될 것입니다. 그렇게 통일될 것이라는 희망을 두고 지금은 대승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누가 이기겠습니까? 안목을 크게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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