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모피 [與虎謀皮] 與:더불 여 虎:범 호 謀:꾀할 모 皮:가죽 피
시민들의 윤리위원회 구성 요구는 그들의 가죽을 벗어 민낮을 보여달라는 여호모피(與虎謀皮)와 마찬가지. 당장 구성 못할 사정이 있다면, 운영위원회라도 열어 앞으로 어찌 어찌 할 것이라는 최소한의 몸짓이라도 있어야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싶다.
중국 춘추시대에 노(魯)나라 정공(定公)이 공자(孔子)를 사도(司徒) 벼슬에 앉히려고 하였다. 정공은 그 전에 좌구명(左丘明)을 불러, 삼환(三桓)과 그 일에 대하여 의논하려고 하는데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삼환은 환공(桓公)의 손자인 계손씨(季孫氏)와 숙손씨(叔孫氏), 맹손씨(孟孫氏) 세 사람을 일컫는데, 이들은 당시 노나라의 실권자들로서 공자와는 정치적으로 대립하였다. 좌구명은 삼환은 공자와 정치적 이해가 상충하므로 반대할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우화를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갖옷과 맛난 음식을 좋아하는 주(周)나라 사람이 천금의 값어치가 있는 갖옷을 만들기 위하여 여우들에게 찾아가서는 그 가죽을 달라고 하고, 맛난 음식을 먹기 위하여 양들을 찾아가 그 고기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우들은 줄줄이 깊은 산 속으로 도망가버렸고, 양들은 울창한 숲 속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주나라 사람은 10년 동안 갖옷을 한 벌도 만들지 못하고 5년 동안 양고기를 구경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왜 그런 것이겠습니까? 그가 의논할 대상을 잘못 찾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군주께서 공구(孔丘:공자)를 사도로 삼으려 하시면서 삼환을 불러 그 일에 대하여 의논하는 것은 여우와 그 가죽을 얻을 일을 의논하고 양과 그 고기를 얻을 일을 의논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공은 좌구명의 말을 듣고는 삼환을 불러 의논하지 않고 공자를 사도로 임명하였다. 이 고사(故事)는《태평어람》의〈직관부(職官部)·사도 하(司徒下)〉편에서 실려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여호모피는 호랑이에게 제 가죽을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요구하는 일이 상대방의 이해와 상충하여 이루어질 수 없음 또는 이해가 상충하는 상대방이 도와줄 리가 없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손성익 시의원의 유흥업소 출입과 관련된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사건은 박대성 시의회 의장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손 의원은 유흥업소에서 40여만 원의 술값을 대신 내도록 한 행위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청탁금지법 9조에 따르면, 공직자는 금품 수수 사실을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하며, 박 의장은 손 의원이 유흥업소에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손 의원과 박 의장을 관계 기관에 고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 의장은 이와 관련하여, 사실 관계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내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손성익 시의원의 윤리특별위원회 회부 촉구’ 등 제하의 파주시의회 열린마당 청원도 지난 10월18일 이후 있었습니다.
이에 앞서 사사저널 보도에 파주시의회 운영위의 한 여성 시의원은 "사실 확인을 먼저 해봐야 한다"고 전제한뒤 "(A시의원보다) 더한 의원들도 운영위에 회부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다른 당의 한 여성 시의원은 "동료 의원이 그런 일에 휩쓸려 잘못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었습니다. 시의원들의 답변이 한결 같습니다.
파주시민들은 지금 파주시의회에게 파주시의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으나, 의원들은 유구무언, 묵묵부답입니다. 윤리특별위원회를 당장 구성 못할 사정이 있다면, 운영위원회라도 열어 앞으로 어찌 어찌 할 것이라는 최소한의 몸짓이라도 있어야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싶습니다. 시민들의 요구는 그들의 가죽을 벗어 달라는 여호모피(與虎謀皮)와 마찬가지. 일부 시의원들의 민낮을 보고 느낀 씁쓸함은 나만의 저렴한 인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