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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본강의 목공예마을과 도자기마을

베트남의 중부 다낭여행

 

투본강의 목공예마을과 도자기마을

 

투본강의 킴봉(Kim Bong) 목공예 마을

투본(Thu Bong)강은 호이안을 방문하는 여행객이면 꼭 들려가는 곳이다. 호이안 올드타운을 끼고 흐르는 투본 강에서 배를 타고 Kim Bong 목공예 마을로 간다. 배 안에는 긴 나무의자가 양쪽으로 놓여있고,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지붕이 있을 뿐, 사방이 오픈 되어 있었다. 모터가 달려 있는 돛단배처럼 생긴 작은 배다. 우리 일행은 모두들 글을 쓰는 작가들이어서 감성이 지나치도록 풍부하다. 머리 위로 지나치는 다리가 예쁘다고 한바탕 소란이 이는가하면, 유난히 새파란 하늘과 그 위를 흐르는 구름이 아름답다고 야단법석이다. 모두들 중년을 넘은 연배의 사람들이다. 남성들도 있지만 여성이 더 많다보니 조용할 시간이 없다.

배는 강을 휘~ 돌아 목공예 마을에 닿았다. 목공마을은 15~17세기에 형성 된 나무마을로 18세기에 가장 번성하였다. 호이안의 나무제품은 대부분 여기서 만들어진 것이다. 목공마을의 상점들은 각양각색의 작품들을 전시해 놓고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었다. 생활 용품도 있지만 예술 작품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목공예품은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작품 전시장에라도 간 듯, 이집 저집 들러서 감탄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했다. 우리 일행 중에는 부엉이 조각품이나 벽걸이 장식용 작은 소품을 사는 이들도 있었다. 견물생심에 약한 내가 별로 사고 싶은 것이 없어 유일하게 아무것도 사지 않은 곳이다. 가이드의 재촉에 우르르 상점을 나와 다시 배를 탄다.

 

도자기 빚는 91세 할머니와 손녀

목공 마을인 섬에서 나와 다시 찾아간 곳은 도자기 마을이다. ‘Thanh Ha’ 도자기 마을은 호이안 시에서 서쪽으로 3Km 떨어져 있으며 투본강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16, 17세기부터 베트남 중부지역에서 도자기를 만들던 곳으로 유명하다. 500년 전에 형성 된 도자기 마을은 좋은 도자기를 구매하려는 사람들과 유서 깊은 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위해 오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는 투본강에서 나오는 흙을 이용해 만들어진다고 하며, 베트남 전 지역으로 보내져 판매되고 있다. 직접 체험이 가능해 흙으로 작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 뿐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도 찾아온다.

상점 진열장에 진열된 도자기들은 아직 흙 색깔을 벗어나지 못한 도기도 있고, 상품가치와 예술성을 두루 갖춘 자기 작품들도 있다. 도자기 마을에 가면 누구나 들려가는 유명한 상점이 하나 있다. 91세의 할머니가 돌아가는 물레 위에서 손으로 흙을 빚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점으로 들어서자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던 할머니가 물레 앞에 앉으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십여 세나 되었을까 싶은 어린 소녀가 발로 물레를 툭툭 차며 돌린다. 할머니의 손녀라고 한다. 연령의 차이로 보아 그냥 손녀가 아니라 증손녀쯤은 될 듯싶다. 90세가 넘은 할머니는 건강 상태가 80세도 안 된 나이로 보였다. 그 두 사람은 관광객들에게 도자기 빚는 걸 보여주고 소녀의 아버지인 듯한 젊은 남자가 도자기를 설명하며 판매하고 있다. 이 마을의 도자기는 전통방식을 그대로 전수하고 있으며, 온 가족들이 같이 일한다고 한다. 도자기 구경을 끝내고 호이안 항구로 가기 위해 다시 배를 탔다. 어느덧 저녁노을이 강 건너 편 하늘에서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노천카페의 피자와 맥주

저녁식사는 풀문타운식당에서 현지식으로 푸짐하게 먹고 야시장 구경에 나섰다. 불빛을 화려하게 밝혀 놓은 야시장의 물건들은 한층 빛을 받아 더욱 빛나 보인다. 야시장에서 돌아와 가이드가 오라는 곳으로 가보니 노천카페에서 피자와 맥주를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국에서의 밤은 정서적으로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 한껏 들뜬 기분이 된다. 가이드가 준비한 피자와 맥주파티는 겨우 기본만 채운 것이어서, 우리의 들뜬 기분을 채워주지 못했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통닭과 맥주를 사서 바닷가에 기다란 테이블을 놓고 마주 앉아 못다 푼 기분을 풀었다.

 

왕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고도, HUE

맥주를 마시며 우리가 여행하고 있는 후에는 어떤 곳인지 서로 아는 대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후에는 베트남의 중부 흐엉강 하구에 자리하고 있는 고도(古都)이다. 수도 하노이와는 540km, 베트남 최대도시인 호찌민 시와는 644km의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는 약 340,000명이다. 마지막 왕가인 응우옌Nguyen왕조143년간(1802~1945) 이곳을 근거지로 해서 베트남을 통치했다. 후에는 평화의 도시라는 뜻의 딴 호아(Than Hoa)로 불리다가, 응우옌 왕조의 수도가 된 이후부터 현재의 지명이 되었다. 그 후 호치민 주석에 의하여 하노이에서 베트남이 독립선언을 하고 국가로 출발하였다. 후에는 베트남의 최후 왕조가 남긴 많은 유적과 유물들이 있어 어찌 보면 가장 베트남적인 유적지로서는 유일하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당시에 남베트남과 북베트남 최대의 격전지 지역으로 왕궁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황폐해졌다. 왕조의 수도였던 곳답게 많은 기념물과 건축물이 있고, 1990년대 들어 지방정부가 후에의 가치를 자각하고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하여 1993년에는 후에 사원이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베트남은 역사, 문화적으로 북부와 남부가 서로 별개의 과정을 거쳐 왔는데, 북과 남을 가르는 기준점이 바로 이 후에이다. 현대에는 베트남전쟁 최대의 유혈 전투였던 후에 전투가 있던 곳으로, 현대 역사의 무대가 되었다. 후에 전체를 통틀어 흐엉 강의 북쪽 지역인 구 시가지에 대부분의 유적이 자리하고 있으며, 가장 뛰어난 관광지이자 볼거리는 후에 황궁으로 인근에 황제가 머물던 궁과 묘가 있다. 베트남이 영원한 국부로 여기는 호치민 주석도 후에에서 공부하고 교사로 재직한 한 곳이다.

  • 글쓴날 : [2020-01-15 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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