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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철조망’ 어떻게 볼 것인가?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 상을’/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 해서는 시민들이 누려야 하는 자연적 권리를 최대한 확보
국가 안보는 특정 지역만의 책무가 아님에 도 사실상 그 희생은 특정 지역만이 오롯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 특별하게 희생해 온 경기북부 지역을 위해서 특별한 보상을 해 줘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희생을 감당한 대가는 받고 있을까요? 특별한 보상은커녕 당연한 보상조차도 못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파주는 안보를 위한 희생의 최첨단에 서서 70년의 고통을 묵묵히 견뎌 왔습니다.
파주가 국가 안보를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는 동안 파주는 어떠한 대가도 받은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가중되는 희생의 압박 만을 받았습니다. 
70년을 견뎌왔는데 언제까지 갈지도 모를 고통을 참을 수는 없습니다. 파주가 이만큼 커진 것은 국가나 정부가 파주를 발전시키기 위한 특별한 무엇을 주어서 커진 것이 아닙니다. 수도권의 과밀인구가 분산되는 효과 때문일 뿐입니다.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보다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누려야 하는 자연적 권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으로 군사지역으로서 안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한을 철폐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희생을 감수한 대가를 강력 하게 요구하고, 더 이상은 희생하지 않겠다는 과감한 결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안보를 해치면서 우리의 대가만을 요구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렇다면 군사적 필요성과 시민들의 요구 사이에서 합리적인 절충이 필요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임진강과 임진강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에 주목합니다. 임진강변의 철조망은 시대의 낙오자처럼 시민들의 자유로운 접근을 가로막고 시민들을 통제하는 기능밖에 없습니다. 
특히 임진강 통일대교 상류 구간의 철조망은 그 필요성을 증명할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적의 침입을 막기보다는, 우리 국민들이 북으로 가는 것을 막는 용도라면 차라리 납득하기가 쉬울 지경입 니다. 그러나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 이웃 연천군에는 철조망이 없으니 뭐라 그 존재를 입증할까요?

임진강은 파주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 이고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시민 누구나 강을 바라보고, 강을 즐기며, 강 주변의 경관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철조망과 통제로 인해서 무관심해지고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강 주변의 수 많은 역사·문화 시설들을 복원하고 개발해서 관광자원화 해야 합니다. 
마정과 장산리의 돈대(墩臺. 성벽 위에 석재 또는 전(塼)으로 쌓아 올려 망루와 포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높직한 누대. 다음백과), 래소정을 비롯한 소실된 정자들, 임진리의 진서문 등은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입 니다. 
그렇게되면 강변에 문화, 서비스 시설들이 들어오는 것을 물론이고 주변 지역의 질서 있는 발전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이런 모든 것들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 희생해온 파주시민들에게 주어질 최소한의 보상에 불과합 니다.
따라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임진강변의 철조망을 강 너머로 이전하고 군사규제를 철폐하는 문제와, 임진강 주변의 역사 문화 유적지를 복원하고, 관광자원화를 위한 당국의 과감한 노력을 촉구해야 합니다.

필자는 임진강 주변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질문을 해봅니다. 
‘임진강을 어떻게 느끼십니까?’ 대부분의 시민들은 거의 느끼지 못하거니와 일부러 찾지 않는 곳으로 대답을 합니다. 그만큼 임진강은 우리에게 피상적인 존재이고 우리가 가까이 할 수 없었던 강이었던 것입니다. 50년이 넘는 세월을 철조망으로 차단당하고 살았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임진강변 언덕 높은 곳에서 펼쳐지는 강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일상의 여유를 느끼며 사는 삶이 마냥 꿈이겠습니까?
“임진강을 시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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