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 아직은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꼭 그리 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리만 된다면 세상은 또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그런데 왜 이 말을 하는 순간 왜 무릎이 꺾이고 가슴이 헛헛할까요?

또 한 해가 갑니다. 날이 춥습니다.

이 추운 겨울 날. 평등하지 않은 기회와, 공정하지 않은 과정과, 정의롭지 않은 결과에 실망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금 수저 흙 수저가 엄연하고 엄마 찬스’ ‘아빠 찬스가 난무합니다. 과정이 이럴 진 데 정의로운 결과가 있을 것을 기대한다면 바보나 다름 아닙니다.

문제는 이리 답답한 세상을 바꿔 줄 것으로 기대한 그 때에서 단 한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그렇게 말했던 세력들에게 오히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기위해서 너희들은 좀 물러가라라고 일갈을 해야 할 상황이기도 합니다.

너희들은 얼마나 다른가?”라는 뼈아픈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민나 도로보데쓰.(みんな泥棒です)”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모두 도둑놈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적어도 이 나라를 이끕네.’하는 사람들이 이 말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에 대해서 역시 답해야 합니다.

지금 이 모습에 대해서 누군가는 이미 자본의 탐욕이 가져올 당연한 결과라고 예측한 바가 있습니다. 너나없이 끝없는 욕망을 어쩌지 못하는 아귀와 같은 삶 속에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자본이나 자본주의 그 자체가 죄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을 움직이고 그런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움직이는 역할은 사람이 합니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탐욕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러기에 일탈과 탐욕을 억제하기 위한 법과 규범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법과 규범이 이미 자본에 예속되어버렸다면 답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죄를 지어도 돈이 있고 권력이 있으면 가벼운 벌을 받고,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은 그 몇 배의 죄를 받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데 정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不患貧 患不均(불환빈 환불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를 함에 백성이 적은 것을 걱정하지 말고 백성이 평등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라는 말입니다.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절대적인 평등은 이상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부와 권력이 편법과 탈법으로 대물림되고 개인의 노력으로 사회적 성취를 이루기 어려운 구조라면 그 사회에 무슨 희망이 있을 것입니까.

그러기에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을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바람은 인류의 성립 이래로 늘 존재해 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어찌 보면 과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그것을 알기에 단 번에 이룰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가 달라는 것입니다. 단 한걸음이라도 가 달라는 그 간절한 여망조차 들어주지 못하는 그 게으르고 무거운 몸뚱이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또 다시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 다시 온갖 감언이설 (甘言利說),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우리를 속일 것이고, 우리는 언제나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코를 베인자들끼리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싸울 것입니다.

그러면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을 바라는 꿈속에서 헤맬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평등하지 않은 기회, ‘공정하지 않은 과정, ‘정의롭지 않은 결과로 부와 권력이 편법과 탈법으로 대물림되는 세상에 대해서는 끝내 침묵할 것입니다.

 

 


 

 

 


  • 글쓴날 : [2020-01-15 11:03:09]

    Copyrights ⓒ 파주신문 & www.paju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