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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是是非非)인가, 혹세무민(惑世誣民)인가.



 

코로나 19가 창궐한 지도 1년이 넘어갑니다. 그로 인해서 우리가 겪었던 사회 경제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이웃이나 친구들과 함께했던 평범한 삶의 모습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전염병이라는 것은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끊임없이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입니다. 전에 없던 것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불쑥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류는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이 발전해서 인류가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나 전염병원을 박멸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 인류를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매우 비과학적인 태도 중 하나입니다.

그런 만큼 지금의 코로나 19사태는 물론이고, 앞으로 언제 어느 때 닥쳐올지 모를 전염병에 대해서도 숙명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대국가 체제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국가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이 코로나사태와 같은 상황에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또 잘해야 하는 일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서 잘 대처를 해왔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팬데믹 상황에서 단 한 명의 국민도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이 무리인 것처럼, K-방역만이 최고의 대처방법인 것처럼 자화자찬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K-방역의 성과는 정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희생하고 협력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일부의 일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 써라.’고 하면 마스크 잘 쓰고, ‘모이지 말아라.’하면 안 모이고, ‘문 닫아라.’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문 닫고, 이 결과가 오늘의 ‘K-방역아닙니까?

그에 반해서 대부분의 언론 들이나 일부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을 자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과연 이들이 국가의 미래를 통찰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들인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회의가 들 정도입니다. 이들의 존재의미는 그저 세상의 모든 일을 정쟁의 쓰레기통 속으로 쳐 박는 일이거나, 사실이 어떻든 간에 자기들 사이트의 클릭 수가 가장 중요한 보도기준이라면 우리가 이들을 용인해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강고한 특권의식과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백신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의사협회의 태도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 따위는 발뒤꿈치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무도하고 잔인한 태도 입니다.

백번을 양보해서 언론이나 야당 정치인들은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견제하는 것이 본래 주어진 역할이라고 칩시다. 의사협회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이익단체이다보니 그럴 수 있다고 합시다.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 정부의 역할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는 까닭에 언론이나 야당 정치인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합시다.

그러나 세상일이라는 것은 금도가 있고 시기가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이렇게 고통을 받고 죽어가는 마당에 무엇이 먼저인지 분간도 못 하는 한심한 인간들을 위해서 우리가 세금을 내서 먹여 살리고, 병원에 갈 때마다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부쳐 왔던 것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이제는 하다 하다 백신을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대통령이 솔선해서 먼저 맞고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면 좋은 것 아니냐는 뜻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통령에 대한 조롱에 다름아닙니다. 방역당국에서 설정한 기준이 있고, 설령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그 기준에 의해서 순서대로 맞으면 되는 것입니다. 백신을 대통령이 먼저 맞으면 국민들은 죽어나가는 데 , 먼저 살려고 백신 맞아?’ 이럴 게 뻔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백신도 못 구하는 무능한 정권이라고 온갖 비난을 퍼붓다가 백신 접종을 시작하자 이제는 불안하니까 대통령이 먼저 맞아라? 시시비비(是是非非)라는 말이 있습니다.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하려면 뭐가 옳은지, 뭐가 그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자신들이 하는 말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는 자들이 혹세무민하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런 X소리에 영향을 받아 백신을 맞느니, 못 맞느니 하고있는 현실도 역시 안타깝습니다.

 

 

 

  • 글쓴날 : [2021-05-05 22: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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